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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즐거움

2021.04.16. Nulla In Mundo Pax Sincera 여전히, 세상엔 참 평화 없어라

Photo by Ivana Cajina on Unsplash

 

가수들에게 대표곡이 있듯이 대중적으로 유명한 성악곡들엔 곡명을 말하면 "아 그 곡하면 이 사람이지"하고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소프라노들이 있다. 예를 들면 벨리니의 'Casta Diva 정결한 여신'은 단박에 Maria Callas 마리아 칼라스를 떠올릴 수밖에 없고, 바빌로프(카치니)의 'Ave Maria 아베 마리아'하면 Inessa Galante 이네사 갈란테를, 오페라 넘버는 아니지만 'Po Karekare Ana'하면 Kiri Te Kanawa 키리 테 카나와를, 이런 식으로 말이다.

지금 이 곡 A.Vivaldi 안토니오 비발디의 'Nulla In Mundo Pax Sincera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를 이야기할땐 늘 Emma Kirkby 엠마 커크비가 자석처럼 따라붙는다. 여러 소프라노들이 불렀지만 유독 엠마 커크비가 부른 버전이 유달리 회자되는 건 뭔가 정직하고 맑은 목소리가 어지럽고 혼란한 세상을 초월한듯한 평온함을 줘서 그런 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을 해본다.

곡의 내용은 고통 없이는 진정한 평화가 없다는 신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종교곡이지만, 원 가사 내용과 상관없이 왠지 오늘은 그냥 저 문장 자체가 가지고 있는 뜻을 계속 되새기게 된다.

 

 

Emma Kirkby - Vivaldi: Nulla in mundo pax, RV 630 - 1. Nulla in mundo pax

 

 

아침 출근길 라디오 진행자의 멘트처럼 흐리고 비 오는 궂은 날씨가 어쩌면 다행처럼 느껴지는 오늘,

여전히, 세상엔 참 평화 없어라

그렇지만 언젠간, 그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득히 먼 훗날이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당신에게 평화가 이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