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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즐거움

이젠 사라져버린 밴드를 추억하며(1), 리플렉스 Reflex

 

대한민국에서 밴드를 덕질한다는 건, 뭐랄까 언제나 시한부의 가능성을 마음 한구석에는 담아둬야만 하는 그런 게 있다. 만약 그게 인디밴드라면 더더욱.

그래도 지금 메인으로 파고 있는 밴드는 10년 이상 멤버 교체나 해체 없이 활동 중이고 본인들 역시 오래 음악하겠다는 의지가 보여서 다행이지만, 상대적으로 상황이 어렵기 마련인 인디밴드는 언제 어떤 사정으로 사라져 버릴지 몰라서 팔 수 있을 때 파야하고 갈 수 있는 공연은 웬만하면 다 가야 한다.

맘에 드는 밴드를 찾았는데 이미 시기를 놓쳐버렸을 땐 참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다

그렇게 놓쳐 버린 많은 밴드들을 시간될 때마다 하나씩 추억해보려고 한다

 

밴드 리플렉스를 처음 알게 된 건 2016년도 락페에서였다.

그때 당시 데뷔 몇 년 만에 겨우 정규 1집이 나온 상황이었고, 무대에서 이 자리까지 올라온 걸 감격스러워하던 게 인상 깊었는데 그 무대가 내게는 리플렉스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해 연말까지 몇 개의 공연이 더 있긴 했지만 지방민으로선 가기 힘든 공연이거나 다른 밴드 콘서트랑 일정이 겹치다 보니 가지 못했다. 이후로 별다른 소식이 없더니 결국 2017년 9월 활동 중단을 알렸다.

한참 뒤에 기타 홍석원과 드럼 신동연은 필로우톡 PILLOW TALK으로, 베이스 변형우는 가이즈 GUYZ로, 보컬이었던 조규현은 에이치얼랏 H a lot이라는 밴드로 다시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도 열심히 활동 중이고, 다들 훌륭한 음악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리플렉스는 리플렉스니까. 어쨌든 이때의 갬성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으니까.

 

 

리플렉스 - 너만 몰랐던 이야기

 

 

아래는 리플렉스의 대표곡 두 곡. 이건 온스테이지 라이브 버전으로 들고 와 봤다.

 

리플렉스 - 까맣게

 

리플렉스 - 불

 

 

지금도 가끔 그때 락페를 같이 갔었던 친구와 이 밴드가 사라진 걸 안타까워하는 이야기를 하고는 한다. 그전까지 진짜 1도 몰랐다가 페스티벌에서 우연히 공연하는 걸 보고 둘이 동시에 와 쟤들 뭐야 하면서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는 경험은 아니니까. 우리에겐 리플렉스가 그랬고 예전의 카더가든이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