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기록/사진일기

시골댕댕이

올해 1월 초였나 주말 오후 집에서 무기력하게 소파와 혼연일체가 되어가던 중 갑자기 엄마가 문자로 사진을 보내왔다

 

 

?????
??????????

 

 

무려 네마리다

며칠 전 추운 날이었는데 백순이 밥 챙겨주려고 근처에 갔는데 집 안에서 삑삑 소리가 나서 봤더니 저 녀석들이 곰실거리고 있었더라며, 아니 예상은 했지만 너무 갑작스러워서 말이지

이 녀석들의 어미는 사람으로 치자면 이미 팔순이 넘은 노인이나 다름없는 나이이다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이미 십년은 훨씬 넘었고, 아빠 말로는 15년 정도 되었을 거라고 했으니(이 친구는 아빠가 예전에 일하던 현장에 있던 개인데 그만두면서 돌볼 사람도 마땅치 않고 하여 데리고 나온 녀석이라고 들었다)

종종 숨 쉬는 소리가 거칠어지긴 하지만 여전히 똑똑하고 야생성이 넘치셔서 툭하면 쥐도 잡고 뱀도 잡고 두더지도 여러 번 잡으심. 간혹 수풀에서 수상한 기척이 나면 몇분이고 그쪽을 빤히 주시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몹시 늠름하기 이를 데 없다

아니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팔순 할매한테 뒤늦은 육아라니 진짜 애비를 잡아서 족쳐야........

 

태어나서 처음보는 눈 춥지도 않은지 자꾸 집 밖으로 기어나왔다고 했다

 

한 마리는 이름도 지어주기 전에 일찌감치 입양을 가서 남은 세 마리만 내가 순서대로 딩(딩) 동(동) 댕(댕)이라고 지어주었다

정말 더럽게 성의없는 네이밍이지만 뭐 어쩔거야ㅋㅋㅋㅋ 기억하기 쉬운게 최고 아님?ㅋㅋㅋㅋ

 

얼굴과 귀가 누런 이 녀석이 딩딩 이 녀석만 확실히 구분가능하다 가장 겁이 많음
안아올리면 빤히 쳐다본다 강아지들은 인간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얼마 전 딩딩 동동 두 마리 역시 모두 근처 인가로 입양을 가서 시골엔 현재 댕댕이만 남아있다

그 녀석은 어미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다니며 매우 잘 지내고 계시다

지금은 이때의 뽀송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지만 여전히 귀여움을 담당하고 계시며, 무시무시한 식탐과 나댐으로 어미 포함 이미 있는 터줏대감 성견 네 마리를 이겨먹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