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뒤늦게 컬러링북에 관심이 생겨서(세상에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다) 수채 색연필을 질렀다
입문용으로는 보통 파버카스텔 많이 구입하는데 둘러보다 가격 대비 훌륭하다는 세르지오 36색으로, 유성도 있지만 번지기 효과를 꼭 해보고 싶어서 수채 색연필로다가
이 의지가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이참에 그림도 더 그려보려고 쿠레타케 워터브러시랑 드로잉펜, 캔손 스케치북까지 샀다. 이거 좀 써보다가 유성 색연필을 더 구입할지는 생각 좀 해봐야지
컬러링북은 아직 주문을 못 해서 연습 삼아 구글 검색으로 찾은 컬러링 도안 몇 개 프린트해서 칠해봤는데 왜 컬러링북 수식어에 안티 스트레스가 꼭 따라붙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갔다
어쨌든 일단 열심히 칠하고 있는 동안에는 다른 잡생각은 안 드니까
여기서 끝냈어야 하는데 그럴리가 없지
세르지오 수채 색연필을 지를 때 이미 예감했던 일이지만 역시나 프리즈마 유성 색연필 48색도 지르고 말았다
써보니 다른 색연필에 비해 확실히 발색이 좋고 무른 편이다 레이어링도 잘 되고
72색도 잠깐 고민했는데 어차피 겹치는 색이 많아서 굳이 그렇게까지는 필요가 없을 것 같고, 48색에 회색이 없다는 건 이미 검색을 통해 알고 있던 부분이라 개의치 않음. 회색이 필요할 땐 그냥 적당히 세르지오로 칠하기로 함
근데 스케치북에 칠할 때는 몰랐는데 컬러링북 색칠하다 보니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가루가 심하게 발생한다
모든 컬러링북이 다 이렇게 표면이 매끈한 재질인지 내가 산 것만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지고 있는 컬러링북과 궁합이 별로 좋지 않아서 시무룩해짐
반면 중목 정도 되는 거칠기의 스케치북에는 사각사각 긁히듯이 칠해지는 느낌이 아주 좋다
그리고 컬러링북도 지름 '컬러링 앤 더 푸드 엽서북'
보통 비밀의 정원 많이 지르는 것 같은데(색연필이랑 묶어서 프로모션도 가장 많이 하는 편이고) 난 도저히 그런 세세한 도안은 자신이 없어. 안티 스트레스는 커녕 오히려 칠하다 화병 날 것 같아서 큼직한 도안으로 구입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던 여러 컬러링북들 중에 들고 다니기도 좋고 하나씩 떼어서 활용하기도 좋은 것 같아서 일부러 엽서북 형태로 질렀는데 만족도는 반반?
원한대로 사이즈나 난이도 부분에서는 만족하는데 앞서 말했듯 종이표면이 매끈하다 보니 색연필 가루가 너무 날린다. 칠하면서 수시로 닦아줘야 하는 게 꽤 불편함
아무 생각 없이 슥슥 칠하다 보면 진짜 시간 참 잘 간다